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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아, 그러니까, 내가 먼저 봤다니까?”

그냥 도망 쳐야 하나...

 

“개소리 말라고, 내가 먼저 봤다고!”

그래 조심히...아무도 모르게...

“어디가!”

“여기 딱 있으라고!”

 

실패다...젠장!!

 

왜 내가 털이 복슬복슬하고 잘생긴 여우들 사이에서 벌벌 떨고 있어야 하는가. 히나타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둘이 가리킨 곳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조금 더 노란빛에 가까운 갈색 털을 가진 여우와 약간 회색빛이 띄는 털을 가진 여우가 사람 말을 하면서 자신을 가운데 두고 싸우고 있었다. 사람 살려

애초에 배고파 보이는 아기 여우들을 데리고 오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처음에는 그저 들개인줄 알았지만. 딱히 주인이 찾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떠날 생각을 안 하길래 시골에서 데리고 온 건데 여우일 줄이야. 그것도 사람으로 변할 줄 아는 여우. 자신의 과오를 떠올리며 이마를 붙잡고 눈물을 흘렸다. 열정적으로 싸우던 두 여우들은 히나타가 눈물을 흘리자 놀라며 사람으로 변했다. 사람으로 변한 여우들은 히나타의 양옆에 달라붙어 달래주려고 노력했다. 옷이나 입어라, 짐승들아. 발가벗은 인간들 사이에 있으니 자신의 처지가 더 처량해 눈물을 줄줄 흘리는 히나타였다.

어느 겨울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에 있는 대학에 가기 전에 가족들과 함께 아주 어렸을 때 자주 가던 할머니 댁을 찾았다. 미야기 현에서도 시골이라 불릴 정도의 외곽에서 살았지만, 할머니 댁은 거기보다 더 산이 울창하고 사람이 적고 시내에 나가려면 하루에 2번 있는 시내버스를 타고 2시간은 족히 나가야하는 시골이었다. 오랜만에 뵙는 할머니의 모습에 히나타도 나츠도 신이 났다. 할머니가 직접 만드신 과일 청으로 따뜻한 차도 만들어 마시고, 어렸을 때는 아버지의 뒤에 멀리서 구경하던 나무패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느덧 시계는 저녁을 훌쩍 넘긴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시골에 놀러간다고 운동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했던 카게야마의 말이 떠올라 잠시 할머니 댁 뒤쪽에 있는 산을 한 바퀴 돌고 오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야기에서도 자전거로 높은 언덕을 매일 오르내렸으니 산책길을 따라 조깅하는 것쯤은 별것 아닐 거라 생각했다. 히나타가 겉옷을 걸치고 운동화를 신자 엄마와 함께 졸고 있는 나츠를 보며 이야기하던 할머니가 말을 건넸다.

 

"우리 쇼요, 산에 나가려고?"

"네, 아무래도 몸이 찌뿌둥하기도 하고 운동 좀 하다 오려고요!"

"그래. 저녁의 산은 생각보다 어두우니 현관에 있는 손전등을 가지고 가거라."

"네! 얼른 다녀올게요!"

"홀홀홀. 산에 산짐승이 있을지 모르는데 혹시 모르는 산짐승을 만나면 제발 살려달라고 빌어보려무나. 히나타는 예쁘니까 신부 삼으려고 살려줄지도."

"!! 할머니 그런 말씀 하지마세요!!"

 

할머니의 장난기는 어렸을 때부터 여전히 변하지 않으셨다. 현관에 세워져있는 손전등을 들고 나와 할머니가 열매를 줍기 위해 만들어 놓으셨다는 산책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확실히 미야기보다 더 시골이긴 시골이었다. 아직 7시 밖에 되지 않았지만 산 속을 어두컴컴했다. 할머니의 장난어린 목소리가 떠올랐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더 놀림거리가 될 것이 뻔했기에 히나타는 30분 정도만 올라갔다 오기로 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새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작은 시내소리. 완전히 자연 그 자체구나.

 

'바스락'

 

순간이지만 이질적인 소리가 들렸다. 산 속에는 히나타 혼자. 하늘에는 새가 있고 땅에도 히나타 혼자. 그런데 이 바스락 거리는 소리는 뭐지?

 

'산짐승이 있을 지도 모르는데'

 

할머니의 말씀처럼 산짐승인가? 긴장한 채로 살금살금 뒤로 도망가려는 히나타의 귀로 다시금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토끼 같은 작은 동물일 수도 있어. 괜히 긴장을 풀기 위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히나타였지만 토끼가 바스락 거리기에는 풀이 많이 흔들렸다.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커지더니 이내 히나타 앞에 무언가 굴러왔다.

 

"강아,,지..?"

 

새끼로 보이는 강아지가 풀숲에서 굴러 나왔다. 어휴 다행이다. 내심 안심하면서 굴러온 강아지를 세워주려고 무릎을 꿇는 순간 풀숲에서 또 다른 강아지가 튀어 나왔다. 두 번째는 좀 깜짝 놀라서 그 상태로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

 

엉덩방아를 하는 히나타를 보면서 고개를 갸웃하던 강아지는 먼저 굴러온 강아지에게 얼른 가자는 듯 얼굴을 핥았다. 민망함에 일어나서 엉덩이를 털고 있는데 강아지들을 보니 밥을 못 먹었는지 말라보이기도 하고. 새낀데 주위에 엄마 강아지도 없는 것 같고. 나는 강아지가 없고. 나츠도 강아지를 좋아하고. 생각을 마치고 보니 두 강아지들은 어느 새 싸우는 것처럼 뒤엉켜 있었다.

 

"밥 먹으러 갈래?"

 

강아지들은 히나타의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싸우다 말고 히나타에게 다가오며 혀를 내밀었다. 이제 보니 꽤 귀엽네. 밥 달라고 낑낑거리는 강아지들을 안아들고 산을 내려왔다. 어느새 간식거리를 준비하고 히나타를 맞이해주는 할머니들에게 혹시 강아지들이 먹을 만한 것이 없나 물어보고 저녁으로 먹다 남은 삶은 고기를 조금씩 잘라 주었다. 히나타의 예상처럼 강아지들은 한동안 먹은 게 없는지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로 강아지들은 아예 할머니 댁에서 지내기로 결정했는지 산에 올라가지 않았다. 자고 일어난 나츠는 강아지들이라고 신나하며 뛰어다녔고 할머니는 나츠가 좋아하니 어쩔 수 없다는 듯 히나타가 집에 갈 때 데리고 가라는 조건으로 밥을 주셨다. 강아지들도 좋아하며 밥을 먹고 나츠와 놀고 히나타 옆에 딱 붙어서 잠을 잤다. 나츠는 어느새 강아지들의 이름을 지어주었다. 아츠무, 오사무. 밥을 아무아무 오물오물 먹는다고. 그렇게 강아지들과 지내며 일주일이 지났다.

다시 미야기로 돌아가기 위해 히나타네는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할머니는 걱정스러운 듯 말씀하셨다.

 

"이 강아지들을 정말 데리고 올라갈게냐?"

"네. 정도 많이 들었고, 어미개도 없으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그래도 개라는 증거도 없고, 혹시 다른 짐승이면 우짜노."

"괜찮아요! 그때는 다시 풀어주든지 그래야죠."

"...할미가 옛날에 그 산에서 여우를 본적이 있는데, 혹시 얘들 여우가 아닐까?"

"여우요? 할머니 옛날에 여우를 보신 적이 있으세요?"

"음..뭐.. 아주 옛날이지만 본적이 있지. 그래서 더 걱정이구나."

"그래요? 음, 일단 미야기에 데려가서 검진을 받아보죠 뭐."

 

걱정하시는 할머니를 뒤로하고 히나타 가족은 미야기로 돌아왔고, 검진을 받은 강아지들은 여우가 아닐 거라는 말을 들었다. 그때 할머니의 말을 들었다면 이렇게 까지 되지는 않았을 텐데.

 

강아지들은 미야기에 올라와서도 잘 먹은 탓인지 하루가 다르게 커갔다. 나츠 다리만 했던 강아지들은 어느새 나츠보다 커졌고 이제는 히나타와 맞먹을 정도로 자라고 있었다. 히나타는 수의사의 말을 듣고 그냥 큰 개라고 생각했지만 슬슬 정말 여우인가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럴 의심을 하기도 전에 히나타는 도쿄에서 지낼 집을 정하고 짐을 옮기느라 바빴다. 아츠무와 오사무는 도쿄에 가는 히나타를 따라가려고 애썼지만 단호한 히나타의 엄마의 블로킹에 막히고 말았다. 히나타가 집을 비우며 도쿄에 가면 강아지들은 밥도 먹지 않고 시위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히나타는 걱정이 됐다. 도쿄로 큰 강아지들을 데리고 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 자신이 운동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몸집이 큰 강아지들을 키우는 것은 힘들 거라고 판단이 됐다. 결국 강아지들은 미야기에 두고 히나타만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결정을 내린 날 유난히 강아지들은 시무룩해 하며 히나타에게 부비적거렸다.

길고 긴 겨울이 지나 벚꽃이 필 때 즈음, 히나타가 도쿄로 올라가게 되었다. 히나타가 없으니 강아지들은 밥도 안 먹고 누워있기만 했다. 나츠는 강아지들이 걱정되어 히나타에게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했지만 목소리를 들은 잠시만 좋아할 뿐 기운이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나츠와 엄마가 강아지들의 기운을 북돋아 줄 맛있는 밥을 만들어 주기위해 잠시 시장으로 집을 비운 사이 창밖만 바라보던 아츠무와 오사무는 집을 나왔다.

 

도쿄에 있는 히나타는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정신없이 지냈다. 가끔 나츠가 전화 와서 들리는 아츠무와 오사무의 낑낑거림을 들을 때면 미안해서 나중에 꼭 내려가자고 다짐을 했지만, 하루하루가 똑같이 아침 일찍 시작해서 밤늦게 끝나면 내려가기는커녕 이대로 죽지는 않을까 걱정도 됐다. 어느 날 저녁 나츠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화너머의 나츠는 엉엉 울고 있었고, 왜 그러냐는 히나타의 말에 대답도 하지 못했다. 결국 엄마가 전화를 바꿔 집에 있던 아츠무와 오사무가 시장을 간 사이 집을 나간 것 같다는 말에 히나타는 가슴이 철렁했다. 할머니 댁에서 발견하고 미야기까지 데려와 짧은 시간이지만 정이 많이 들었는데. 일단 집 주변 산 위주로 찾고 있다는 말을 하는 엄마에게 나츠를 잘 달래주라고 말한 후에야 전화를 끊었다. 역시 시골에서 데리고 오는 게 아니었나. 책임을 지기로 했으면서 무책임하게 자기만 도쿄에 온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

며칠이 지나도 아츠무와 오사무를 찾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동네 아저씨는 이정도 찾았으면 아마 개장수나 그런 사람들이 데려갔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나츠가 화를 냈다. 큰 개라서 팔릴 곳은 많으니 그만 찾고 마음 놓는 것이 나을 거라고. 화를 내는 나츠를 진정시키며 말을 했지만 히나타도 속이 좋지는 않았다. 그날 이후로 아츠무와 오사무가 사라진 게 제 탓 같아서 신경이 쓰였다. 배구를 하면서도 계속 생각이 났고, 밤늦게까지 유기견 보호소 사이트를 뒤져보았다. 아무리 찾아도 없는 게 다행인건지 불행인건지. 엄마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걱정이 됐다.

 

바람이라도 쐬고 오자고 집을 나서는 히나타의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바스락'

 

예전 산속에서 들었던 것 같은 소리. 히나타는 소리가 난 곳으로 다가갔다. 산 속에 있는 풀숲과는 다르지만 오피스텔 앞에 있는 화단에 있는 풀은 분명 바스락 거리며 흔들렸다.

 

"누구세요...?"

 

조심스럽게 설마 하는 생각으로 풀숲으로 다가갔다. 한 걸음, 두 걸음. 가까워진 풀숲으로 손을 가져갔다.

 

"쇼요!!"

"쇼쨩!!!"

"으아아악!"

 

풀숲에서 튀어나오는 물체에 넘어지면서 박은 엉덩이가 너무 아파 놀라고, 곧이어 히나타 위에 올라타 있는 게 미야기에서 사라졌다던 아츠무와 오사무인 것에 반가움과 동시에 소름이 돋았다.

 

"너희..! 사람 말을 했어...?"

 

히나타의 품에 서로 안기려고 커다란 몸을 부비적거리던 아츠무와 오사무는 일어나 으르렁 거리기 시작했다.

 

"야, 니 내가 조심하라고 했나, 안 했나."

"뭔 소리야. 니가 먼저 불렀으면서 누구한테 큰소린데."

"니가 먼저 쇼요 부르면서 튀어나갔잖아!"

"좀 있다가 나가자는 거 니가 먼저 나갔잖아!!"

"쇼요는 내가 먼저 봤으니까 먼저 나가야지!"

"? 진짜 개소리하고 있네. 쇼요 내가 먼저 봤거든? 어디서 구라치고 앉아있어."

"아니, 일단 진정하고 들어가서 얘기하는 게 어때? 너희 아직 강아지 모습이고, 들키면 분명 잡혀갈 거야."

 

히나타의 설득에 조용히 강아지인 척 들어가려는 셋의 앞을 막은 건, 다름 아닌 주인 아주머니였다. 미안하지만 처음에 얘기한 것처럼 강아지는 들일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아주머니에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드문 공원으로 가려고 했다. 앞서가는 히나타에게 집에 가자면서 어디 가냐고 묻는 아츠무와 오사무는 뭐가 문제냐는 둘에게 다시 한 번 설명하려고 뒤를 돌아보다 한 번 더 기절할 뻔했다. 강아지의 모습은 어디로 가고 건장한 남자 두 명이 히나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창백해진 히나타의 얼굴에 아츠무와 오사무는 괜찮냐 물으며 다가갔고 둘이 다가올수록 히나타는 한걸음씩 뒷걸음질 쳤다.

 

"으아아아!! 이게 뭐야!!"

 

아츠무와 오사무는 갑자기 도망가는 히나타의 뒤를 따라 뛰어갔다.

 

"데려왔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지! 빨리 안 오나!"

"쇼쨩 따라왔다고 우리가 얼마나 혼났는데!"

 

달밤의 달리기 같은 조깅은 결국 동네를 5바퀴정도 돌고나서야 끝이 났다. 사람 모습으로 히나타의 집에 들어온 오사무와 아츠무는 언제 사람이었냐는 듯 다시 멍멍이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친 듯 축 쳐져 있는 두 멍멍이에게 물을 주고 싶었지만 사람 모습을 본 후라 컵과 그릇 사이에서 혼란이 왔다. 그냥 그릇에 줘. 곤란해 하는 것 같은 히나타를 눈치 챈 오사무가 골라줬다. 그릇에 한가득 물을 담아 아츠무와 오사무의 앞에 놔주었다. 낼룸낼룸. 챱챱챱챱. 힘들긴 했는지 일어나지도 않고 혀만 내밀어 물을 먹는 오사무와 아츠무가 이젠 신기하다 못해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물을 다 마시고 미적미적 일어난 오사무와 아츠무의 앞에 히나타가 무릎을 꿇고 앉았다.

 

"갑자기 그렇게 예의 안차려도 괜찮다."

"그래. 평소에 하던 대로 해라."

 

나름 차린다고 꿇고 앉은 무릎이 아쉬울 정도로 아츠무와 오사무는 누워서 배를 내밀었다. 어쩔 수 없이 둘 사이로 다가가 양손으로 배를 쓰다듬어 주며 물었다.

 

"그래서... 당신들은...정체가 뭐죠?"

 

뜸들이며 묻는 히나타에게 겨우 그거 물어보려고 했냐며 콧바람을 내고 말했다.

 

"우리는 쇼고현을 지키는 여우들이다."

"쇼요를 처음 만난 날은 그 산에 바람이 세게 불어 나무들이 살기 힘들다는 소리를 듣고 간 거였고."

"맞네. 그거 해결 했으려나?"

"알게 뭐야. 족장이 우리보고 가만히 짜져서 지내라고 했잖아."

"하긴. 아무튼 우리는 다재다능한 여우들이지."

뒹굴뒹굴. 하는 말은 믿을 수 없었지만 본 게 있으니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그럼...이제 다시 쇼고현으로 돌아가시는 건...어떤지..."

 

조심스럽게 내민 말이 콧방귀로 돌아왔다. 속으로 오열하며 한 번 더 말했지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 내가 데리고 왔으니까 책임져야지.

 

"그럼 다 같이 할머니 댁에 다시 가는 건 어떨까요...?"

"? 벌써 인사하려고?"

"아직은 좀 이르지 않나. 만난 지 얼마나 됐지?"

"한, 두 달에서 세 달 정도지 않나?"

"많이 이른 것 같은데?"

 

또 둘이서 무슨 얘기를 하는 건가 싶어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니 이제야 설명을 해준다.

 

"아. 여우들이 인간이랑 혼인하는 경우가 있기는 했는데, 둘이서 한명이랑 하는 경우는 없어서 그런 거다. 시간이 좀 지나면 족장도 허락해주지 않을까?"

 

네? 혼인이요?

 

"우리한테 못 이기니까 걱정 붙들어 매라. 구박 안 받고 살게 해줄게."

 

아니 그 말이 아닌데요.

 

"아, 그럼 여기 신혼집하면 되겠네!"

 

아니, 저기요.

 

"맞네! 침대만 좀 넓히면 되네!"

 

아니, 잠시 제 말 좀 들어주세요.

 

"쇼짱도 좋지! 우리도 좋다!"

"이제 앞으로 평생 같이 사는 거다!"

 

누워서는 꼬리를 흔들며 좋다고 이야기하는 여우들 사이에 히나타는 작아지고 있었다.

 

...이 여우들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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